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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의 눈에 완벽하게 보이는 사람은 없다.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잣대로 인해 그 어떤 사람도 비난하기로 작정을 하면 난도질할 명분을 무한하게 뽑아낼 수 있다. 세상을 대상으로 여론 몰이를 잘만 하면 한 사람을 괴롭히고 무너뜨릴 사냥 원정대 한 팀 정도는 거뜬히 꾸리고도 남는다. 대한민국 최고의 먼치킨 영웅 김연아도 여성의 사회생활이나 노출 등을 죄악시하는 히잡의 나라로 가면 전국민의 돌팔매 대상이 될 것이다. 나르시시스트는 누구에게나 흠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좋아한다. 세상의 많은 일들은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인간의 현실 인식은 객관적이지 않다. 저마다 자신의 관찰이 정확하다고 믿지만 단순한 시각, 청각, 미각, 촉각에서마저도 인간의 뇌는 강력한 주관적 개입을 행사한다...
흔히 사람들은 투자라는 단어에서 돈을 떠올린다. 그러나 투자에서 돈보다 더 핵심이 되는 요소는 시간이다. 사실 모든 형태의 투자에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노력, 감정, 관심 등을 쏟는 것도 얼마든지 투자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투자든 시간이 소모되지 않는 투자란 없다. 모든 투자는 자신이 들인 돈이나 노력에 이자가 붙어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하는 행위이며, 이자라는 것은 필히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야만 붙게 마련이다. 제아무리 큰 돈을 빌려줬다고 한들 바로 다음날 상환하라고 하면 투자라고 볼 수 없으며, 고작 하루 동안 내줬던 그 돈에 대한 대가를 기대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물론 현실 주식 시장에는 온갖 형태의 단기 투자 방식이 존재한다. 주식을 단 몇 달, 며칠, 심지어 ..
주식 투자의 정석이자 불패의 방법론으로 여겨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우량주 또는 지수에 장기 투자하라는 것이다. 건강한 방식의 투자로 전문가들이 권장하기도 하거니와 결과도 좋다는 것이 검증되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적어도 처음에는 반드시 이렇게 하리라 다짐하며 투자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그 중 상당수가 여러가지 이유로 도중에 이 항로에서 이탈한다. 그리고 대부분 그 항로 이탈은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투자의 정석에서 벗어나게 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비관주의이다. 장기 투자를 하라는 것은 결국 시장이 우상향이라는 믿음을 가지라는 뜻이다. 비관주의에 빠졌다는 것은 이 근본 믿음이 흔들린다는 뜻이기 때문에 당연히 장기 투자가 불가능해진다. 이러한 비관주의는 시간이 갈수록 ..
10년 전쯤에서부터인가 ‘주식 시장은 우상향’이고 ‘현금 가치는 우하향’이므로 수십 년간 꾸준히 기계적 매수를 하거나 몇 년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대하락기에 역발상으로 과감하게 투자하면 어렵지 않게 큰 자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재테크 ‘상식’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 재테크 ‘상식’의 고향은 미국이며, 이러한 투자 방식은 미국 재테크 서적의 대표적 주제로 가장 자주 반복 강조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았던 이 개념이 대중화된 데에는 2013년 EBS 다큐 프라임 방영이 계기가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즉, 신용을 통해 증명한 미래 가치로 돈을 빌릴 수 있고 모든 돈에는 이자가 붙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현금 가치 하락과 물가 상승이 (특정 정치 세력의 농간이 아니라) 자연 현상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