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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역기능 가정에서 부모에게 제대로 된 양육은커녕 착취와 학대를 받으며 자란 흙수저를 보면 사람들은 보통 이런 오해를 하기 쉽다. "저렇게 지옥같은 바닥에서 살았으니 만족 기준이 그렇게 안 높겠지? 뭘 가져본 적이 없으니 눈이 낮고 목표도 낮을 것이고 조금만 풍요로워져도 만족하겠지." 근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 흙수저가 실제로 남들 앞에서 말하는 ‘명시적’ 목표는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심리적 허점과 고장난 뇌 보상 회로는 오히려 흙수저에게 강한 보상, 빠른 보상, 끊임없는 보상을 원하게 하기 쉽다. 그래서 의식 차원에서의 목표 수준은 낮아도 몸이 갈구하는 도파민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 게다가 흙수저는 '남보다 뒤쳐져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절박함에 사로잡힌다. 평범한 길로는 안 되고 무언가 특별..
흙수저가 도구 활용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어릴 때부터 도구를 써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흙수저는 아무런 도구 없이 맨주먹으로 인생을 사는 것을 강요당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의 문제점을 잘 모른다. 결핍이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는 신화를 무맥락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핍이 있어야 동기 부여가 된다.”“결핍 때문에 맨주먹으로 살다 보면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나중에 도구가 주어지면 훨씬 더 잘하지 않나요?” 과연 그럴까? 며칠 동안 만든 간석기로 토끼를 사냥해 겨우 끼니를 채우기에 급급했던 석기 시대인을 갑자기 현대 사회로 데려오면 그가 유능한 인력이 될 수 있을까? 간석기만으로도 생존했던 사람이니까 컴퓨터를 주면 너무 신나서 막 수천, 수만 배의..
“그거 알아요? 앞으로는 가족의 추억이란 것도 개념이 달라질 거예요!” “그렇죠. 비싼 디즈니랜드 데려갈 필요가 없어요. 그냥 디즈니랜드 배경에 애 사진을 합성해서 짠 보여주세요. 너 갔다왔다고.”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 네가 너무 어렸을 때라 기억을 못 하는 거라고 해버리세요!” (일동 웃음) 한 테크 팟캐스트에서 패널들이 농담처럼 주고받은 대화다. AI 시대에 실제로 벌어질 법한 풍경이다. 그런데 과거를 조작하는 데 정말 AI가 필요할까? 그렇지는 않다. 과거 조작은 GPU 한 장 없던 시절부터 멀쩡히 돌아가던, 나르시시스트 부모의 가장 오래된 알고리즘이다. 이들은 희망사항으로 가득한 평행우주를 렌더링하는 것이 일상이다. 과거 조작은 본질적으로 이력서 조작이다. 자소서를 부풀리는 이유는 뻔하다. 실..
중요한 일일수록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직관에는 의외의 함정이 있습니다. 1부에서 말했듯이, 아무리 고민해도 미래의 정보는 책상 위에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만이 아닙니다. 고민은 결정의 질을 높이기는커녕 자주 떨어뜨립니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이유입니다. 오래 들여다볼수록 내 결정에는 내 고정관념과 사고 습관의 한계가 더 짙게 배어듭니다. 게다가 오래 끌어안은 결정은 어느새 ‘나’가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무거운 결정일수록 정당화 기제도 심해집니다. 신중함이 역기능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전문은 서브스택https://open.substack.com/pub/dirtmentalist/p/22?r=6obay4&utm_campaign=post-expanded-share&utm_medium=web 흙멘탈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