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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겉으로 보기에 한국은 노력의 효용을 (지나치게) 신봉하는 나라로 보인다. 오죽하면 노력이 ‘노오력’이 되었을까. 시골 할머니들이 아이를 낳고도 바로 밖에 나가 밭일을 했다거나, 자수성가한 중년의 사업가가 평생 2시간 이상 자 본 적 없이 일만 했다는 식의 믿거나말거나 고생 배틀부터, ‘우리 부모/조부모 세대는 노력을 많이 해서 재산을 금방 불렸는데 요즘 젊은애들은 게을러서 취업도 못한다’는 한국 고속성장 모델에 대한 맹신에 이르기까지, 온 나라가 노력을 마법의 주문이자 무한의 자원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한 부분이 있다. 흙멘탈 증상 - '될성 부른 나무'에 대한 환상 포스트에서 이야기한 주제이지만 한국에는 ‘될성 부른 나무’와 ‘될놈될’의 신화 또한 강력하다. 될 놈은 타고났기 때문에 뭘 해도..
3. 타고난 조건이 나빠서 남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해야 동기 부여가 된다 “저는 아이에게 우리집은 가난하니까 네가 두 배 세 배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말해요. 남보다 뒤쳐진 출발을 하니까 남보다 훨씬 열심히 해야 겨우 따라가기라도 한다고 설명하죠. 그렇게 해야 아이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알고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깨달을 거 아녜요. 남보다 피나는 노력을 쏟아부어야 겨우 살아남는다는 걸 알아야 정신 똑바로 차리고 게으름을 피우지 않겠죠. 일부러 실제보다도 더 상황을 나쁘게 이야기해요. 많이 뒤쳐져있다고 말해야 더 많이 노력할테니까요. 조금 노력해놓고 금방 상황이 좋아졌다고 생각하거나 칭찬을 받으면 거기에 만족해서 더 이상 노력을 안하게 되겠죠.” 흙부모가 동기 부여에 대해 가지고 있는 ..
인간의 행동 패턴은 선형적 궤도보다는 사이클의 형태로 진행된다. 하나의 행동 및 그에 따른 결과는 별개의 이벤트로 존재하지 않으며, 거의 반드시 그 다음 행동의 동기가 되고 그러한 연쇄반응은 닫힌 고리 안에서 무한 되먹임을 발생시킨다. 어떤 사이클에 진입했느냐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사이클이 깨지지 않는 이상 이 차이는 시간에 따라 더욱 커진다. 사이클의 위력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시작과 종료 지점을 잡을 수가 없다는 데 있다. 본인도 어떻게 시작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선순환이든 악순환이든 한 번 빠지면 쉽사리 나오게 되지 않으며, 내가 속해 있지 않은 사이클은 어떻게 뛰어들어야 하는지를 도통 알 수 없는 미스터리의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