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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현대인은 누구나 자기가 꽤나 똑똑하고 합리적이며 주관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하지만, 사회화된 인간은 누구나 큰 틀에서 순응주의자의 면모를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제아무리 날고 기는 반항아에 혁명가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사회화란 게 그런 것이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이유도 모르고 근거도 없이 수많은 약속과 기호를 주입받는다. 그것을 제대로 주입받아야 다른 구성원과 소통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언어부터가 그렇다. 사과는 왜 '사과'라고 해야 하는가? 언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자의성이라는 것은 교과서에도 나오는 상식이다. 자의적이라는 것은 막말로 그 뒤에 개뿔 아무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사과가 사과가 된 과정을 그럴싸하게 설명할 수는 있을지언정 사과가 반드시 사과여야 하는 절체절명의 이유..
현대인은 누구나 자기가 꽤나 교양있고 합리적이라고 자부하며,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은 근거 없고 실체 없는 명제를 믿지 않는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형식적으로 근거와 실체를 결여하고 있어 아예 증명 절차를 진행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명제들이야말로 대다수의 사람들을 평생 쥐고 흔드는 세뇌의 축인 경우가 많으며, 이를 벗어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힘들다. 형식적 근거와 실체를 갖춘 명제의 인식 절차는 이렇다. 명제: 지난 몇 년간 여러 지점에서 여러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찰한 결과, 태양계에 행성이 하나 더 있다. 검증: 다른 사람들도 관찰하고 데이터 살펴봤는데, 그런 거 없었다. (반증 성공) 위와 같은 명제는 '관찰 결과'를 형식적 근거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동일하게 관찰을 통해 ..
“어릴 때 제대로 보살핌도 못 받고 자랐지만 늙은 부모 안쓰러워서 지는 게 이기는 셈 치고 최선을 다해서 효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름 최선을 다해서 해드려도 늘 불만이시고 칭찬 한 번 해주시는 법이 없네요. 거기다가 맨날 카톡으로 자기 살 베어서 부모 봉양한 효자 얘기같은 극단적 효 사상 강요 메시지를 줄기차게 보내셔서 정말 정 떨어집니다. 조금만 살갑게 해주셔도 훨씬 힘이 나서 더 잘해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그걸 모르실까요? 이런 태도가 오히려 역효과난다는 걸 정녕 모르실까요?” 이런 사례를 보고 부모가 어리석다, 자기 복을 자기가 차고 있다는 식의 평가를 하기는 쉽다. 무리한 요구로 반감이 들게 만들면 그것 자체가 '역효과'가 일어난 것이라고 판단을 끝내버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
나르시시스트 부모가 자식을 차별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비록 그 이유와 양상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도, 현상적으로 자주 관찰되기 때문이다. 유명인의 사례도 제법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전체 자녀 중 둘째이자 딸들 중 첫째인 이방카 트럼프를 최애 자식으로 여기고, 끝에서 두 번째 자식인 티파니 트럼프를 가장 푸대접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방카가 본인의 ‘favorite’임을 숨기지도 않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으며, 자식을 차별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이방카가 백악관 실세로 떵떵거리는 동안, 티파니는 명문대에 합격하고도 고작 월 500달러의 용돈 지원에 만족해야만 했다. 나이 차이를 감안해도 트럼프 정도의 재력에 월 500달러는 정말 심한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