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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인간 관계에서의 권력 구도를 파악할 때 한국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오류는 정량적으로 평가한 누군가의 사회경제적 위치를 특정 상황에서의 상대적 권력과 동일시한다는 점이다. 어떤 경우에는 다분히 의도적이기도 한데, 이를테면 병원 경영진 조직이 권력으로 휘두르는 비합리적인 횡포가 괴롭다고 느끼는 봉직의에게 “전문직씩이나 되면서 무슨 대단한 권력의 횡포를 당한다고 그러냐?”고 비아냥거린다거나, 서민 집안의 가정폭력범 사례에서 유교 문화가 부여하는 가장의 권력에 대해 이야기하면 “서민 집안 가장에게 무슨 권력이 있다고 그러냐?”며 엉뚱한 반박을 하는 식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관계의 상대성을 고려한 전자의 ‘권력’과 한 사람의 사회적 영향력 범위를 나타내는 후자의 ‘권력’은 단어만 같을 뿐, 실제로는 전혀..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 나르시시스트 부모가 많나요? 결론: 통계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부모-자식 관계가 아닌 다른 관계에서의 나르시시즘이 한국에 특히 많이 보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나르시시스트 ‘부모’에 한해서는 한국에 더 많이 존재하며, 전체적으로 한국 부모의 나르시시즘 양상이 더 심하다고는 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명백히 문화적인 것입니다. 한국의 문화는 다른 문화권에 비해 자식과 부모를 연좌제식으로 묶어 운명공동체로 보는 경향이 강하고, 부모에 대한 순종과 존경을 강요하는 사회적 압력이 크기 때문에 부모의 나르시시즘을 너그럽게 용인하고 심지어 부추기기까지 합니다. 나르시시스트는 타인의 반응을 통해 본인의 정체성을 구성하고 자존감을 채우기 때문에 사회..
나르시시스트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긴 하나요? 결론: 아니요. 하지만 부모 본인은 자식을 사랑한다고 주장합니다. 겉으로만 그렇게 주장하는 게 아니라 본인도 스스로 그렇게 믿거나, 적어도 한때는 사랑했는데 자식의 잘못으로 인해 사랑이 없어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상당수의 나르시시스트 부모는 자식에게 대놓고 무관심하거나 자식을 귀찮아하며, 스스로도 그것을 인지합니다. 다만 겉으로 그렇게 말하면 지탄을 받게 되니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싫다고 말도 못하고 억지로 양육이라는 엄청난 노동을 떠맡은 나르시시스트 부모가 느끼는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자식에게 청구됩니다. 나르시시스트 부모는 자기 정당화를 위해, 내가 애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식이 문제..
나르시시스트 부모가 나이 들면 어떻게 되나요? 결론: 대개의 경우 더 힘들어집니다. 구체적으로: 1. 바라는 것이 더 많아집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노화로 인한 심신의 약화 등은 안 그래도 요구하는 것이 많은 나르시시스트 부모의 성향을 한층 더 강화합니다. 2. 면책 요구도 더 많아집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노화로 인한 심신의 약화 등을 이유로 본인이 무슨 잘못을 해도 주변인들이 이해해주고 용서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3. 선택적 기억 상실도 심해집니다. 불리한 일이면 무조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일이 한층 더 늘어납니다. 고령으로 인해 주변인들이 치매를 의심하면 이것도 역이용해서 본인의 건강을 걱정하게끔 유도합니다. 4. 이유 없는 분노가 많아집니다. 모두가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