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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 무 자르듯 딱 떨어지는 공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말일지 모르겠지만 원래 음악에서 표절인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결론내릴 수 있는 절대적 공식이나 기준은 없다. 최소한의 가공이라도 거쳤으면 모든 것은 주관적 판단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결국 표절 논란의 결론은 표절 혐의 원곡 저작권자의 대처, 그리고 음악을 듣는 일반 리스너들의 판단에 맡겨진다고 봐야 한다. 뒤집어 말하자면 표절 혐의 원곡 저작권자가 표절 의혹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법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음악을 듣는 대중이 이에 대한 판단 능력이 없다면 아무리 후안무치하게 베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 비록 맨 처음에 화제가 된 유희열의 '생활 음악'은 새로 내놓은 것이지만, 유희열과 이적의 다른 표절 의혹곡들은 ..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표현할 때 스스로 PC적 검열은 거의 하지 않는데 이유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초점을 강조할 때 지나치게 많은 다른 것을 고려하면 초점이 흐트러지고 이것이 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따져 전방위적으로 옳은, 어느 한 구석도 누군가 불쾌해하거나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면이 없는 언어만 쓰려고 해봤자 결국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런 노력이 무용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어느 정도는 필수라고 본다. 누구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러한 성찰 전혀 없이 생각과 말을 하면 그냥 무뇌아적으로 기존의 편견이나 재생산하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이 블로그를 PC적으로 엄격한 누군가가 보면 빈곤층/무산계급에 대한 혐오나 편견이 보인다고 싫어할 수 있다. 또한 빈곤층..
아들같은 남편, 엄마같은 와이프, 남편같은 아들, 친구같은 딸, 아기같은 노부모... 한때는 농담이려니 웃고 지나갔던 이런 표현들 앞에서 이제는 좀 더 심각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이건 말 그대로 개족보다. 인간으로서 부끄러워해야 한다. 언젠가 더 긴 포스트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겠지만 각자가 제 역할에 머무르지 못하고 관계가 개족보처럼 꼬여버린 한국 가족 문화의 역기능은 심각한 수준이다. 강력한 유교 질서와 겉으로만 강조되는 가족의 순기능에 세뇌되어 다들 잘 모르는 모양인데 생물학적 혈통이 복잡하게 섞인 '할리우드식 개족보'가 판치는 미국에서도 이런 식으로 내적 관계와 역할을 본질적으로 훼손시키는 짓거리는 잘 하지 않는다. 생물학적 아빠나 엄마가 다른 형제자매가 한 집에 사는 일은 많아도 엄마가 딸이 되고..
그냥 결론부터 간단히 말하면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주제곡이었던 'Colors of the Wind'는 이준석류가 그토록 혐오해 마지않는 PC한 메시지가 핵심인 곡이며 이준석은 이 노래를 레퍼함으로써 이상한 유체이탈을 하고 있다. 이 곡은 이름부터 심각하게 전형적인 백인 남자인 존 스미스를 만난 포카혼타스가 그에게 백인의 문명과는 다른 세계, 영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원주민만의 시선이 있음을 들려주는 노래이다. 애초에 포카혼타스 기획 자체가 그때까지 유럽풍 백인 공주판이었던 디즈니의 콘텐츠를 진보적으로 바꾸려던 본격적 몸부림의 시작점이라 볼 수 있다. 이 노래의 핵심 메시지는 다양성 존중, 차이에도 불구하고 같은 인간으로서의 교감을 바탕으로 한 통합, 아직 문명화되지 않고 체계화되지 않은 세계에 대한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