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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괴물과 싸우다 괴물을 닮아간다'는 표현은 상당한 통찰을 담고 있지만 너무 감상적이고 드라마틱한 수사라서 일반인들에게 쉽게 닿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 정도면 무난하고 상식적'이라고 생각하지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 말이 본인과 상관없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이 문학적 수사를 좀 더 일상적인 서술로 바꾸면 '적의 수준이 곧 나의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사람은 자신이 싸우는 적의 수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내가 현재 싸우고 있는 적의 수준은 곧 나의 현재 수준이 거기에서 멀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거나, 또는 처음에는 그렇지 않더라도 싸우다 보면 영향을 받아 수준이 동기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싸움도 접촉이며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상호작용하..
"우리는 웬만해서는 기본 생존이 위협받지 않고 의식주가 해결되어 있는 축복받은 시대와 환경에 태어났으면서,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며 스스로를 불행으로 몰아넣는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한 미국인 학자인지 작가가 한 말이다. 한때 한국인들은 서열 기준이 매우 확실하고 서열 이동은 매우 유동적이며 빠른 사회 환경 속에서 살았다. 전쟁 시대에는 폭사하거나 아사하지 않은 자가 승리자였고, 학벌이 계급 이동의 주요 수단이던 때는 명문대 진학자가 승리자였다. 남아선호가 뚜렷하던 시절에는 아들이 많을수록 승리자였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낮았을 때에는 이민자가 승리자였다. 기준이 뚜렷하고 이동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람들의 획일적인 집착과 열망도 대단했다. 사람들은 인생을 잘 살려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