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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의 눈에 완벽하게 보이는 사람은 없다.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잣대로 인해 그 어떤 사람도 비난하기로 작정을 하면 난도질할 명분을 무한하게 뽑아낼 수 있다. 세상을 대상으로 여론 몰이를 잘만 하면 한 사람을 괴롭히고 무너뜨릴 사냥 원정대 한 팀 정도는 거뜬히 꾸리고도 남는다. 대한민국 최고의 먼치킨 영웅 김연아도 여성의 사회생활이나 노출 등을 죄악시하는 히잡의 나라로 가면 전국민의 돌팔매 대상이 될 것이다. 나르시시스트는 누구에게나 흠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좋아한다. 세상의 많은 일들은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인간의 현실 인식은 객관적이지 않다. 저마다 자신의 관찰이 정확하다고 믿지만 단순한 시각, 청각, 미각, 촉각에서마저도 인간의 뇌는 강력한 주관적 개입을 행사한다...
“너는 왜 자꾸 방문을 닫니? 방문 닫고 뭐 하려고 그러니? 방문 꼭 열어놔라. 답답해 죽겠다.” “내 방인데 문 좀 닫으면 안 돼요? 문 열어 놓으면 집중도 안되고 불편할 때가 있어요.” “그게 무슨 말이니? 난 이해가 안 된다. 이상한 짓 하는 거 아니면 왜 숨겨야 하는데? 너만 당당하면 문 닫을 이유 없다. 식구들이 널 잡아먹기라도 하니? 가족끼리 뭐가 불편하다는 거야?” “남이 날 계속 보고 있는 기분이 들면 안정감이 없다고요!” “넌 가족이 남이니? 그럴거면 나한테 엄마라고 부르지도 말고, 당장 하숙비 내. 넌 이제 가족 없어. 네 멋대로 혼자 살면서 무슨 가족이야?” -----------------------------------------------------------------------..
언제부터인지 공감 뒤에 '능력'이 붙어 '공감 능력'이라는 해괴한 표현이 트렌드가 되었다. 그러나 공감은 그냥 결과적인 현상에 가깝지 능력이라고 보기 어렵다. 공감이란 타인의 입장에 자신을 이입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를 능력이라고 보기에는 공감 여부와 정도를 결정하는 요인에 개인의 자질 외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이 너무 많다. 이를테면 흑인 노예 제도가 아직 있던 시절에 백인들은 흑인들의 입장에 공감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그렇다면 그 시대의 백인들은 다른 인종이나 또는 현 민주주의 시대의 백인들에 비해 본질적으로 공감 '능력'이 부족했던 것일까? 당연히 그렇게 말할 수 없다. 그 당시 특권층이었던 백인이 노예 계급이었던 흑인에게 공감하지 않았던 것은 흑인은 동등한 사람이 ..
김혜수가 먼치킨 비정규직 노마드 캐릭터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옛 드라마 에는 언제나 자기 페이스로만 움직이는 김혜수의 캐릭터와 반대로 세상이 두렵기만 한 사회 초년생 캐릭터로 정유미가 출연한다. 언제나 주변 압력에 쉽게 굴복해 타인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려 하는 정유미에게 김혜수가 "너는 왜 네가 잘못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자책을 하지?"라고 묻자 정유미는 대답한다. "무서워서요. 제가 잘못한 게 아니고 회사가 잘못한 거라면 너무 무섭잖아요. 전 제가 잘못한 게 제일 편해요." 피상적으로만 보면 건전해 보이지만, 고지식한 한국형 모범생들의 인생을 자칫 지옥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위험한 사고방식이 있는데 바로 '나만 잘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이다. 내가 열심히, 착하게, 겸손하게 노력하며 살고 남의 비위를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