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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 것 없는 위치에 있었거나 초라한 신분 배경 등을 가졌던 사람이 모종의 성취를 통해 사회적 위치가 바뀌었거나 훌륭한 스펙의 소유자로 변모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경우에 주변인의 반응와 태도 변화를 도식적이지만 크게 3가지로 분류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예전에는 무시하다가 이제 인정해주고 친해지려는 경우 2. 변화가 없는 경우(위로나 축하 등을 할 때 보이는 자연스러운 감정 톤 변화 제외) 3. 어렵던 예전 시절보다 오히려 잘 된 다음에 (더) 서먹해지거나 적대적으로 되는 경우 쉬운 정답이지만 가장 이상적인 반응은 2번이다. 1번과 3번은 둘 다 불쾌한 경우이지만 그 결이 다른데, 사람들이 보통 쉽게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1번과 같은 태도이다. 막말로 힘들 때는 외면하거나 무시하다가, 좀 잘..
꽤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국인의 사고 특징 일면을 외국인의 그것과 1:1로 비교해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볼 수 있었던 경험이 있다. 어떤 서류를 외국 관청에 보내야 했는데 서류 기입 내용상 작은 실수가 발생해 그쪽에서 처리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실수 자체는 작은 것이라 그 해당 사항을 알리기만 하면 처리가 가능한 일이었지만 문제는 원칙적으로 해당 담당자가 누구인지 정확하지 밝혀지지 않는 일이라 직접 연락을 취할 수가 없었고, 서류 처리 데드라인이 다소 급박한 일이었다. 나는 이 상황에 대해 정확히 동일한 설명을 하고 각각 한국인들이 모이는 사이트와 외국인들이 모이는 사이트에 조언을 구하는 글을 양쪽으로 올렸다. 한국인들이 모이는 사이트에 하루 정도 글을 먼저 올렸는데 반응은 매우 부정..
- 주변에서 누구 한 사람이라도 나를 싫어하거나 나에게 나쁜 평가를 하면 견딜 수가 없다. -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동의해주고 허락해주는 선택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 내 능력치를 조금이라도 앞서는 도전적인 일은 불안해서 할 수 없다. - 조금이라도 욕 먹을 가능성이 있는 행동은 절대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늘 내 행동이 괜찮은지 남에게 물어보고 다닌다. -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따르는 행동을 하느니 차라리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 모든 이들에게 100% 칭찬 들을 수 있는 모습이 아닌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흔히 '완벽주의'라고 하면 유능하고 프로페셔널한 사람의 태도가 떠오르고 때문에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개념이 그렇듯 완벽주의도..
기독교 같은 유일신 종교를 저열한 수준으로 믿는 이들에게서는 유독 주기적인 자의식 세탁 양상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일주일 내내 죄를 지어 놓고 일요일에 교회에 가서 십일조를 내고 예배를 보면 갑자기 성스러워진 기분을 느낀다든지, 어느 순간 무언가 성령적으로 강한 느낌을 받고 회개했다는 주관적인 주장을 내세워 자신을 전혀 다른 새 사람으로 봐주길 원한다든지, 종교에 귀의했거나 신앙이 심화된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자신의 이전 죄는 모두 용서받은 것이라고 선언한다든지 하는 것들은 모두 자신의 내적 신분을 세탁하고자 하는 강한 욕망을 드러낸다. 이런 유일신 종교에서는 신과 인간이 이분화되어있기 때문에 신에게 의탁하면 불가능한 것이 없고, 인간 세상에서 내가 행한 짓의 의미는 굉장히 축소되어버린다. 신이 용서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