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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한국처럼 ‘차카게 살자’가 국민적 세뇌에 가까운 나라에서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나이가 들고 인생의 쓴맛을 본 이후에야 남에게 인정받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보다 자기 방어가 우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한 맺힌 경험 이후 나이가 들어 형성되는 이 자기 방어 기제는 종종 개인 권리가 어릴 때부터 당연시되는 서양인들의 그것과 달리 지나치게 감정적인 과도 보상 형태를 띠어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너 나 무시하냐’며 악을 쓰는 중/노년 진상들을 대량 양산한다.) 인터넷에서 수년간 떠돌고 있는 ‘분식집 무전취식’ 사건이 알려주듯, 분명 어떤 사람들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사실 이런 위험성은 호의가 1회성일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애초에 멘탈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타인의 호의를 고맙게 여기지만, 흙..
한 초등학교 학급. 특정 구역 청소를 맡은 네 명의 아이들이 함께 청소를 하는데 그 중 유독 한 명인 A가 다른 아이들에게 잔소리, 지적, 지시를 한다. 본인도 함께 해야 하는데 그보다는 선생님처럼 진두지휘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참다 못한 B가 반발한다. “누가 너보고 리더하랬어? 명령하지 마.” 아닌게아니라 지시를 일삼는 A는 학급 임원도, 청소부장도 아니며 그냥 평범하기 짝이 없는 반 구성원 중 하나이다. A는 마땅한 반발에 씩씩거리다가 사라지더니 이내 다른 학급 친구인 C를 달고 왔다. C는 작심한 듯 A를 대변해 다른 아이들을 몰아부치기 시작했다. “왜 말을 안 들어? 여기에서는 엄연히 A가 책임자인 거 몰라?” “왜 걔가 책임자인데?” “너 지금 싸우고 싶어서 일부러 개기니? 당연한 걸 왜 따져..
흔히 피해자 비난 논리는 가해자 시선에서의 논리, 가해자 입장에 대한 변호로 여겨진다. 맞는 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사람이거나 가해자와 유사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만이 주장한다는 오해가 생긴다. 실제로는 이 통념과 달리, 오히려 피해자와 이해관계나 정체성이 더 유사하고 근연 관계에 있는 사람들, 즉, 겉으로만 봤을 때는 피해자 편을 들어야 할 것 같은 이들이 더 앞장서서 피해자 비난 논리를 전개하는 경우도 많다. “나도 유색인종이지만 미국에서 차별받은 적 한 번도 없는데 네가 문제 아냐?” “나도 여자지만 성추행 한 번도 안 당해봤는데 네가 문제 아냐?” “나도 흙수저지만 내 힘으로 성공했는데 네가 문제 아냐?” “나도 왕년에 그런 상황에 처한 적 있었는데 너처럼 바보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