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흙멘탈리스트/한국인의 행복과 불행 (43)
흙멘탈리스트
예전에 한 몇 년간 우연히도 유독 조씨 성을 가진 유명인들이 한국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것 같은 시기가 있었다(그래봐야 고작 손에 꼽을 만큼이지만). 아마도 유독 시끄러웠던 사건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스캔들이었을텐데 그 어떤 게시판을 봐도 끝없는 조만대장경에 대한 풍자가 넘쳐날 때 가끔 조씨라는 성씨 자체를 문제 삼는 이들이 있었다. 물론 이게 조국 스캔들과 관련해서 별로 중요한 여론이었던 건 아니지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성씨니 관상이니 혈액형이니 MBTI니 하는 것들에 미신적으로 집착해서 이를 판단 기준으로 삼으려는 건 한국인들의 사라지지 않는 보편적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편견은 사회에서 공적인 아젠다로 채택되기는 힘들어도 의외로 개인의 일상 속에서는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
보잘 것 없는 위치에 있었거나 초라한 신분 배경 등을 가졌던 사람이 모종의 성취를 통해 사회적 위치가 바뀌었거나 훌륭한 스펙의 소유자로 변모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경우에 주변인의 반응와 태도 변화를 도식적이지만 크게 3가지로 분류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예전에는 무시하다가 이제 인정해주고 친해지려는 경우 2. 변화가 없는 경우(위로나 축하 등을 할 때 보이는 자연스러운 감정 톤 변화 제외) 3. 어렵던 예전 시절보다 오히려 잘 된 다음에 (더) 서먹해지거나 적대적으로 되는 경우 쉬운 정답이지만 가장 이상적인 반응은 2번이다. 1번과 3번은 둘 다 불쾌한 경우이지만 그 결이 다른데, 사람들이 보통 쉽게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1번과 같은 태도이다. 막말로 힘들 때는 외면하거나 무시하다가, 좀 잘..
꽤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국인의 사고 특징 일면을 외국인의 그것과 1:1로 비교해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볼 수 있었던 경험이 있다. 어떤 서류를 외국 관청에 보내야 했는데 서류 기입 내용상 작은 실수가 발생해 그쪽에서 처리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실수 자체는 작은 것이라 그 해당 사항을 알리기만 하면 처리가 가능한 일이었지만 문제는 원칙적으로 해당 담당자가 누구인지 정확하지 밝혀지지 않는 일이라 직접 연락을 취할 수가 없었고, 서류 처리 데드라인이 다소 급박한 일이었다. 나는 이 상황에 대해 정확히 동일한 설명을 하고 각각 한국인들이 모이는 사이트와 외국인들이 모이는 사이트에 조언을 구하는 글을 양쪽으로 올렸다. 한국인들이 모이는 사이트에 하루 정도 글을 먼저 올렸는데 반응은 매우 부정..
범생이 이데올로기가 지배적인 한국인(참고로 범생이 이데올로기가 강하다는 게 실제로 정말 범생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며 한국인들은 은근히 겉으로만 범생이 흉내를 낼 뿐 실제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범생이는 아니다)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자신이 윤리적인 면을 포함해 완벽한 존재가 되고,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잘 하면 모든 사람에게 영원한 까방권을 얻어 인생이 완벽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망상이다. 이런 사람이 있을 수도 없지만 만약 존재한다 쳐도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모두의 우상이나 스타가 되는 게 아니고 오히려 예수처럼 나이 40도 먹기 전에 십자가 못 박히거나 중세 마녀 사냥에서처럼 화형대에서 인생을 마감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어차피 그런 사람 없고 가상의 존재니까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