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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부모의 독이 되는 대화 방식 2 - 미끄러운 비탈길 본문

흙멘탈리스트/흙수저 집안의 역학 구도

흙부모의 독이 되는 대화 방식 2 - 미끄러운 비탈길

Dirt Mentalist 2022. 5. 23.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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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 내가 웹툰인지 뭔지 보지 말라고 했지?”

: “이거 보는 도대체 문젠데? 나쁜 내용도 없고 그냥 스트레스 풀려고 보는 건데!”

엄마: “엄마가 뭐라 하면 그냥 네네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만화 하나 가지고도 이렇게 속을 썩이고 말을 들으면 나중에는 크게 썩일게 뻔하지.”

: “이건 그냥 봐주면 ? 별일도 아닌데?”

엄마: “이게 별일이 아니야? 핵심은 엄마 말을 들었다는 거잖아! 지금은 고작 만화 하나지만 아주 나중엔 가출도 하고 남자랑 사고 쳐서 배도 불러갖고 오겠다?”

: “ 이렇게 극단적이야? 웹툰 보는 거랑 그게 무슨 상관이야 대체?”

엄마: “엄마 들으면 그렇게 되는 시간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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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대화에서 엄마는 미끄러운 비탈길(Slippery slope)’이라고 불리는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딸이 웹툰을 본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를 야단치려는 엄마는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딸이 계속 웹툰을 보면 나중에는 남자랑 사고 쳐서 배도 불러갖고 이라고 주장한다. 엄마의 말을 어기면, 나중에는 다른 것도 어기게 되고 결국 모든 망가지고 잘못될 것이라는 확장적 예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연관 없는 사건을 놓고 A라는 사건이 일어나면 B 일어나고 C 일어나 Z까지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식의 도미노 연쇄반응을 주장하는 것이 미끄러운 비탈길 오류이다.

 

물론 세상에는 분명한 물리적 연결고리가 있어 연달아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들도 있다. 지구가 온난화로 뜨거워지면 생태계가 파괴되고 그에 따라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한다든가 하는 일들이 그렇다. 그러나 위의 대화에서 엄마가 주장하는 사건 A(웹툰) B(가출 임신) 사이에는 그러한 물리적 연관성이 없다. 서로 연관성이 없는 이 개별 사건을 묶는 기준을 억지로 찾자면 단 하나, ‘엄마 마음에 든다 뿐이다. 이는 타인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본인만의 자의적이고 사적인 연결고리이다

 

대화 엄마는 딸의 모든 행동을 엄마 마음에 드는 아닌 으로만 나누고 기준이 세상사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마치 내가 영화배우 스미스를 싫어하고 또한 된장찌개도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스미스와 된장찌개는 필시 한통속이다라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황당한 사고방식이다. 이는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여기는 전형적인 나르시시즘 증상이며, 부모의 권력을 확인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나오는 말일 진정한 교육/훈육의 목적을 가진다고는 없다. 자식의 인생에서 본인이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나르시시스트 부모의 나쁜 말버릇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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