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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부모 - 자식을 차별하는 이유

Dirt Mentalist 2021. 7. 30.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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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부모가 자식을 차별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비록 그 이유와 양상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도, 현상적으로 자주 관찰되기 때문이다. 유명인의 사례도 제법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전체 자녀 중 둘째이자 딸들 중 첫째인 이방카 트럼프를 최애 자식으로 여기고, 끝에서 두 번째 자식인 티파니 트럼프를 가장 푸대접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방카가 본인의 ‘favorite’임을 숨기지도 않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으며, 자식을 차별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이방카가 백악관 실세로 떵떵거리는 동안, 티파니는 명문대에 합격하고도 고작 월 500달러의 용돈 지원에 만족해야만 했다. 나이 차이를 감안해도 트럼프 정도의 재력에 월 500달러는 정말 심한 처우였는데, 더 기가 막힌 건 그마저도 최애 이방카가 아버지를 설득해 겨우 받아낸 것이라는 사실이다.

 

스티브 잡스의 경우, 첫째이자 결혼 전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낳은 유일한 자식인 리사 브래넌-잡스에게 많은 상처를 준 것으로 유명하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애플의 신제품 이름을리사라고 지어놓고 나중에는 그게 자기 딸과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법정에서 자신은 무정자증이므로 리사가 친자식일 리 없다고 뻔뻔하게 우기다가 결국 유전자 검사 후에 데꿀멍이 된 적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리사를 받아들여 같이 살게 되기는 했으나, 정신적 학대는 계속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리사의 자서전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의 정신적 학대는 거의 엽기적인 수준인데, 딸에게 커서 스트리퍼가 될지도 모른다는 식의 막말을 하는가 하면, 새엄마와의 애정행각을 강제로 보게 하고, 대학 등록금을 갑자기 못 주겠다고 심술을 부려 이를 딱하게 여긴 이웃 부부가 리사의 등록금을 대신 내 준 적도 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와 스티브 잡스의 재력과 위치를 생각할 때 자식에게 고작 몇 백 달러로 생색을 내고 대학 등록금으로 치사한 관계를 만드는 것은 일반인이 언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실제로 저들이 저렇게 행동해야만 하는 합리적인 이유는 전혀 없다. 저들의 재력이나 사회적 위치가 고작 용돈이나 학비 등 중산층도 다 하는 수준의 자식 지원 좀 해준다고 흔들릴 수준도 아니고, 저런 얘기가 알려져 본인 이미지가 나빠지면 사회적으로 손해가 될지언정 이득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물론 결정적인 손해가 되지도 않을 거라는 계산 하에 하는 행동이기는 하다).

 

위와 같은 극적인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나르시시스트 부모가 자식을 차별하는 이유는 경제적 이익이나 사회적 이익과는 무관하다. 많은 나르시시스트 부모가 마치 경제적 결핍으로 인해 자식을 어쩔 수 없이 차등 지원하는 것처럼 변명하지만, 막대한 재산이 주어져봤자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나 스티브 잡스의 사례처럼 될 뿐이다. 당시의 상황과 사정에 따라 차별의 디테일이 달라질 수는 있어도, 차별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는 없다.

 

또한 차별의 이유를 '공부를 못해서', '말을 안 들어서', '못생겨서', '게을러서' 등등 자녀에게 돌리는 것도 사실 진짜 이유는 아니다. 물론 성적, 외모, 성격 등등이 겉으로 보이는 차별의 기준이 될 수는 있고 이것은 이것대로 문제지만, 나르시시스트 부모가 차별을 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는 자식이 아니라 나르시시스트 부모 본인에게 있다.

 

나르시시스트 부모가 자식을 차별하는 근본 이유는 이유는 주변인을 마음대로 평가하고 통제하는 왕 노릇의 심리적 쾌감 때문이다.

 

서열화는 다양한 사람으로 구성된 한 집단을 쉽게 지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중요한 것은 서열화 자체이지 서열의 기준이 무엇인가가 아니다.

 

세상의 모든 나르시시스트 부모는 자식을 차별하지만 그 차별의 이유는 제각각이다. 물론 다수가 매우 세속적인 기준에 따라 더 잘난 자식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그 정반대라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사람들을 특정 기준대로 줄 세우고 그에 따른 상벌을 가해 명백한 이익과 손해가 발생하는 쪽으로 나눠 놓게 되면, 상당수의 사람들은 애초에 그 기준이 합리적인 것인지 살펴보기보다 본인이 손해 보는 쪽이 되기 싫다는 다급한 본능에 사로잡하게 된다. 특히 부모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 어린 자식이라면 생존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이 본능대로만 행동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모든 자식이 그 특정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가열차게 노력하는 상황이 되는데, 그렇다면 그 기준을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세운 사람은 가만히 앉아 조공을 받는 왕의 위치에 올라서는 셈이다. 별다른 노력 없이 지속적으로 심리적 자원을 공급받는 시스템이 완성되는 것이다.

 

자신의 주변인들을 이용해 이 완벽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모든 나르시시스트의 목표이다. 나르시시스트 부모에게 자식이란 이 시스템의 핵심 구성원이다. 가장 쉽고도 유용한 표적이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급의 현실 왜곡장을 만들 능력이 없어도, 자식은 누구나 세뇌할 수 있다. 사회의 비난을 피하는 것도 매우 쉽다. 때문에 나르시시스트 부모에게 자식은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시스템의 포기할 수 없는 핵심 동력이 된다.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족의 불합리한 처우에 오랜 기간 동안 반항하지 못하며 착취당하는 연예인들의 뉴스를 보며 이해가 안 간다고 하는 이들이 많지만, 이건 생각보다 그다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 아니다.

새끼 시절부터 서커스단에서 조련을 당하는 코끼리는 조련사보다 훨씬 강하고 커진 다음에도 자신의 힘을 깨닫지 못한다. 가지고 있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힘은 결국 사용할 수 없어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사람과 코끼리는 다르다 할 수 있겠으나, 인간 사회에만 존재하는 도덕이나 사회적 시선 등의 문제로 인해 사람이 오히려 세뇌에서 벗어나기 더 힘든 면도 있다.

 

통념과 달리 인간의 대뇌는 결코 본인의 이익이나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자동 작동하지 않는다. 호모 사피엔스는 동물과 달리 복잡한 차원의 협력과 장기적 계획을 통해 살아남아왔기 때문에, 복잡한 사고에 익숙한 대뇌가 오히려 단순한 문제까지도 복잡하게 꼬아 길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천륜, 도리, 효도, 사랑, 책임 등 일개 개인이 대적하기 힘든 무거운 개념으로 무장한 부모-자식 관계는 그래서 나르시시스트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며, 반대로 그 자식들에게는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가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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