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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우리는 웬만해서는 기본 생존이 위협받지 않고 의식주가 해결되어 있는 축복받은 시대와 환경에 태어났으면서,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며 스스로를 불행으로 몰아넣는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한 미국인 학자인지 작가가 한 말이다. 한때 한국인들은 서열 기준이 매우 확실하고 서열 이동은 매우 유동적이며 빠른 사회 환경 속에서 살았다. 전쟁 시대에는 폭사하거나 아사하지 않은 자가 승리자였고, 학벌이 계급 이동의 주요 수단이던 때는 명문대 진학자가 승리자였다. 남아선호가 뚜렷하던 시절에는 아들이 많을수록 승리자였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낮았을 때에는 이민자가 승리자였다. 기준이 뚜렷하고 이동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람들의 획일적인 집착과 열망도 대단했다. 사람들은 인생을 잘 살려면 어..
A: “저는 대학생인 딸이 이해가 안 가요. 저는 정확히 11시면 잠자리에 들어서 5시 30분에 깨거든요. 걔는 누굴 닮은 건지, 누구한테 배운 건지 새벽 2-3시에 잠들어서 내버려두면 아침 10시가 넘어서 일어나요. 일찍 수업이 있을 때는 아침에 굉장히 피곤한 상태로 대충 씻기만 하고 뛰어나가죠. 제발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제깍 일어나서 가족 모두가 식사하고 나가는 풍경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딸이 말을 듣지 않아 그게 되지 않아요. 스트레스받아 죽겠어요. 어떻게 해야 말을 듣게 하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걸릴 수 있는 큰 병 같은 거 없나요? 그걸로 협박하게.” B: “딸이 그렇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이유가 있나요?” A: “본인은 체질이 그렇다고 우겨요. 밤에 일찍 잠이 오지 ..
인간 관계에서의 권력 구도를 파악할 때 한국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오류는 정량적으로 평가한 누군가의 사회경제적 위치를 특정 상황에서의 상대적 권력과 동일시한다는 점이다. 어떤 경우에는 다분히 의도적이기도 한데, 이를테면 병원 경영진 조직이 권력으로 휘두르는 비합리적인 횡포가 괴롭다고 느끼는 봉직의에게 “전문직씩이나 되면서 무슨 대단한 권력의 횡포를 당한다고 그러냐?”고 비아냥거린다거나, 서민 집안의 가정폭력범 사례에서 유교 문화가 부여하는 가장의 권력에 대해 이야기하면 “서민 집안 가장에게 무슨 권력이 있다고 그러냐?”며 엉뚱한 반박을 하는 식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관계의 상대성을 고려한 전자의 ‘권력’과 한 사람의 사회적 영향력 범위를 나타내는 후자의 ‘권력’은 단어만 같을 뿐, 실제로는 전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