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흙멘탈리스트/나르시시스트 부모 (57)
흙멘탈리스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답지 않게 흥행이 매우 부진했지만 만듦새에 대한 평가가 좋았던 2021년작 뮤지컬 는 1961년에도 만들어진 적이 있다. 그 작품도 당시 유명 감독과 배우가 참여한 대작이었고 결국 영화는 할리우드 고전으로 남았지만 전혀 몰입을 못 하고 봤던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알못이라는 점, (뮤지컬인만큼) 다소 단순한 스토리 등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스필버그 버전의 최근작 스틸샷을 처음 본 순간 다른 이유를 하나 더 깨달았는데 그건 옛날 버전 영화의 색감(특히 배우들 얼굴에서 느껴지는)이 굉장히 이상해보였다는 것이다. 색보정이 잘못된 건가 의심하며 봤던 기억이 나는데, 알고 보니 이는 배우들을 백인 고정 관념 속 푸에르토리코계 히스패닉처럼 보이게 하려고 모두에게 동일한 톤의 메이크..
A의 부모는 둘 다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했으며 현재 전형적인 흙수저 가정을 이루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성공하지 못하고 가난한 이유를 '학벌주의 대한민국'의 탓으로 돌리며 자식인 A 앞에서 학벌주의 문화를 자주 비판한다. "한국은 실력이나 인성이 아니라 학벌만 보는 곳이야. 아주 썩은 곳이지. 그래서 내가 요 모양 요 꼴로 사는 거다." 텔레비전에 좋은 학교를 나온 유명인이 출연하면 부모는 이런 사람들을 자주 욕한다. "저런 것들 실력도 없는 주제에 다 학벌만 믿고 까부는 거야. 주입식으로 달달달 외우는 거 하려고 덤비면 누군 못하냐? 학창 시절에 시키는대로 달달달 외우는 거 좀 잘 했다고 평생 저렇게 호의호식하는 게 말이 돼?" 그런데 A의 부모는 A에게는 늘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며 A의 성적에 ..
한국에서 남을 깎아내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말을 뱉어놓고 가장 많이 하는 변명이 있다. 바로 "걱정돼서 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서로 친하지도 않고 걱정할 사이가 아닌 경우에도 저런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다들 거짓말이라는 것을 내심 알면서도 한국 문화의 특성상 겉으로나마 '걱정해주는 사람'에게 화내면 화낸 사람이 비난받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속으론 화가 나도 아무 대꾸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부모가 이런 말을 한다면? 부모는 당연히 자식을 걱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부모가 걱정을 빙자해 다른 목적의 말을 하는 상황 자체를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나르시시스트 부모가 '걱정할 수 있는 권리'를 악용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다. ..
1. 금수저 부모도 나르시시스트일 수 있을까? 이 블로그의 2가지 메인 키워드는 '나르시시스트 부모'와 '흙수저'이다. 따라서 편의상 독이 되는 부모의 원형을 흙부모이자 동시에 나르시시스트인 부모로 설정한 경우가 많다. 나르시시스트는 무엇이든 자기중심적인 정신승리 해석을 하고 약점도 유리하게 이용하려 하기 때문에, 나르시시스트 흙부모 역시 사실상 자랑거리가 될 일이 아닌 자신의 실패, 빈곤, 낙오 등을 적어도 자식 앞에서만큼은 유리하게 활용하며 이 블로그에 등장하는 사례에도 그런 내용이 많다. 이런 구체적인 표현형에 집착하면 마치 흙부모와 나르시시즘 간에 필연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부모가 가난하니까 자식인 네가 돈 벌어서 줘야지.'와 같은 말을 금부모가 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