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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1985년 영화(이자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뮤지컬 리메이크로 개봉할) 의 주인공 셀리는 어린 시절에 어머니를 잃는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 네가 엄마 대신이다." 그리고 그는 셀리를 성폭행하고 셀리는 친아버지의 아이를 낳게 된다. 이 지옥도는 셀리가 나이 많은 다른 남자에게 팔려가듯 결혼해 또 다른 지옥도가 펼쳐질 때까지 계속된다. '엄마 대신'이라는 표현이 저런 의미라는 것을 어린 셀리는 처음에 상상조차 하지 못했겠지만 그의 아버지는 정말 문자 그대로 육체적인 것까지 모두 포함해 엄마가 하던 모든 역할을 셀리에게 그대로 이전시켰다. 자신의 아들이 '리틀 남친'이라는 엄마, 딸과 '친구같은 관계'가 되고 싶다는 현대 엄마들의 표현에는 문제가 없을까? 이런 표현을 방..
경고: 제목은 어그로입니다 ...Unfortunately, even nurobiology itself is becoming a buzz term. It's like a new "quantum". 어디에서 봤는지 벌써 까먹었지만 근래 본 말 중 가장 촌철살인의 트렌드 요약이다. 이런 트렌드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진행 중이다. 한 10년 전쯤 한국에서는 인문학 교육이 전가의 보도인 마냥 모든 사회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인문학 교육'으로 제시하던 게 유행이었다. 이 웃기는 광풍의 정점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로 공지영이 카이스트에서 초청 강연을 하던 도중 카이스트 학생들을 가리켜 "사이코패스가 가장 많은 분야가 과학기술계"라고 자신만만하게 일갈했던 사건을 들 수 있겠다. 그러더니 이제는 유사 과학과의 유사 통섭..
2030 여성들 덕분에 이제 많이 완화된 현상이지만, 10년 전에만 해도 각종 강력범죄 사건이 화제가 되면 언론과 뉴스 소비자들이 증거도 없이 펼치는 '가해자 서사'가 여론을 점령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특히 피해자가 여성일 때일수록, 피해자가 이미 사망한 경우일수록, 가해자가 이른바 '국민 정서'의 버튼을 잘 알아서 이에 맞게 자기 포장을 잘 할수록 심각했다. 일방적으로 살아있는 가해자의 말만 믿고 그에 따라 사건을 어디에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익숙한 이야기로 만들어 사람들이 보자마자 친숙함과 안정감을 느끼고 믿어버리게 만든 것이다. 모든 서사는 사람이 특정 의도를 가지고 만드는 것이다. 팩트 순도 100%의 서사라 해도 그렇다. 팩트가 개별로서만 존재하면 이야기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를 가지고 사람..
예전에 이 블로그의 포스팅 중 하나에 '부모의 나르시시즘은 유독 딸을 향하는 것 같다'는 댓글이 달린 적이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남성으로 추정되는 방문객은 '아마도 여성이 육체적 힘이 약해서'일 것이기 때문이라는 예상을 했다. 그러자 그 뒤에는 부모의 패악질에 견디다 못해 성인이 된 후 맞폭력을 썼더니 그 뒤로 부모가 더 이상 패악질을 부리지 않더라는 1차 경험 댓이 달렸다. 또 이와 다른 포스팅에는 다른 방문객이 '흙수저라면 남자든 여자든 격투기 등을 배워서 신체를 단련해야 한다'는 식의 댓을 단 적이 있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 중 상당수를 탈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기본 소득이나 받고 소비만 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는 21세기에, 고작 신체적 완력을 둘러싼 이런 논의를 보고 '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