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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의 호텔 라이프

Dirt Mentalist 2022. 6. 2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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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하게 욕 먹는 여론은 아니라지만 조수미의 호텔 라이프가 액수에만 초점이 맞춰져 '초호화 인생' 같은 프레임으로 화제가 되는 것은 정말 여지없는 흙조선식 흙발상이 아닐 수가 없다. 물론 한국 예능의 속성상 애초에 일부러 그렇게 초점을 맞춰서 찍었으니 대중의 여론도 그런 쪽으로 흘러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을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호텔이란 늘 여행, 호캉스와 연결되는 단어이니 본인의 프레임에 대한 메타 인지가 없으면 1년에 300일을 호텔 스위트룸에서만 지낸다는 조수미의 생활이 '호화'의 개념으로만 이어지는 것이다.

 

조수미에게 호텔 숙박은 출장갔을 때 호텔에 묵는 것처럼 업무의 당연한 연장선이지 휴양이 아니다. 게다가 음악인의 세계 투어 공연은 웬만한 일반인의 출장보다 훨씬 더한 중노동이다. 어느 음악인에게든 마찬가지이다. 제아무리 호텔에 돈 쳐바르면서 다녀도 나이 들면 너무 힘들어서 투어 다니기 싫어하는 뮤지션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클래식 소프라노라는 점은 투어 난이도의 탑을 찍을 만한 요소이다. 악기 연주자에 비해 날마나 몸으로 승부해야 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빡빡한 일정 진행 과정에서 리스크도 커지고 심리적 긴장도 더하다. 그냥 여행만 다녀도 컨디션이 무너지기 십상인데 계속 국경을 넘나들며 시차 적응도 없이 정해진 시간에 무대에 서서 기량을 뽑아낸다는 건 지속적인 훈련과 관리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 그 정도 되는 음악인에게 고급 호텔의 맞춤형 서비스는 공연을 위한 필요 조건일 뿐이지 호캉스가 아니다. '조수미 정도면 호텔 스위트룸에서만 지낼 만하다'는 식으로 마치 조수미의 자격을 인정해주는 것 같은 의견도 이 상황에는 전혀 맞지 않는 얼척 없는 코멘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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