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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한 초등학교 학급. 특정 구역 청소를 맡은 네 명의 아이들이 함께 청소를 하는데 그 중 유독 한 명인 A가 다른 아이들에게 잔소리, 지적, 지시를 한다. 본인도 함께 해야 하는데 그보다는 선생님처럼 진두지휘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참다 못한 B가 반발한다. “누가 너보고 리더하랬어? 명령하지 마.” 아닌게아니라 지시를 일삼는 A는 학급 임원도, 청소부장도 아니며 그냥 평범하기 짝이 없는 반 구성원 중 하나이다. A는 마땅한 반발에 씩씩거리다가 사라지더니 이내 다른 학급 친구인 C를 달고 왔다. C는 작심한 듯 A를 대변해 다른 아이들을 몰아부치기 시작했다. “왜 말을 안 들어? 여기에서는 엄연히 A가 책임자인 거 몰라?” “왜 걔가 책임자인데?” “너 지금 싸우고 싶어서 일부러 개기니? 당연한 걸 왜 따져..
"우리는 웬만해서는 기본 생존이 위협받지 않고 의식주가 해결되어 있는 축복받은 시대와 환경에 태어났으면서,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며 스스로를 불행으로 몰아넣는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한 미국인 학자인지 작가가 한 말이다. 한때 한국인들은 서열 기준이 매우 확실하고 서열 이동은 매우 유동적이며 빠른 사회 환경 속에서 살았다. 전쟁 시대에는 폭사하거나 아사하지 않은 자가 승리자였고, 학벌이 계급 이동의 주요 수단이던 때는 명문대 진학자가 승리자였다. 남아선호가 뚜렷하던 시절에는 아들이 많을수록 승리자였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낮았을 때에는 이민자가 승리자였다. 기준이 뚜렷하고 이동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람들의 획일적인 집착과 열망도 대단했다. 사람들은 인생을 잘 살려면 어..
한국인들은 인과응보/사필귀정/권선징악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집착의 양상은 대략 이렇다. 인과응보/사필귀정/권선징악을 맹신하고 선망한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본인이 보기에 실제 현실이 이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끊임없이 불안에 시달리면서 주변을 과도하게 감시 및 검열한다. 그리고 정반대의 감정(회의와 경멸)이 올라올 때마다 이를 억누르기 위한 인지부조화 메커니즘을 발동시키거나, 투사하기 위한 희생양을 찾거나, 전이시키기 위한 살풀이 행위를 한다. 착한 일을 하거나 효도를 하면 어디에선가 산신령이나 옥황상제가 나타나 비현실적인 보상을 턱 하니 안겨주는 한국의 수많은 전래동화 구조가 어릴 때부터 한국인들을 세뇌시켜왔으니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런 인과응보/사필귀정/권선징악에 대한 집착은 얼핏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