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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사실 인간 대부분이 대략 80년간의 수명을 당연히 기대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신생아를 보고 그 중 몇이나 살아남을까, 30세의 성인을 보고 저 사람이 언제 죽을까와 같은 생각을 더이상 하지 않는다. 그 덕분에 100세 만기 보험 상품과 연금 상품이 팔리고, 최소 12년 이상의 공교육 투자가 합당한 세상이 되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태어나면 대략 80년간 살게 되겠거니 하는 추정을 하고, 이 추정이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예기치 못하게 침해되면 우리는 이를 비극으로 인식한다. 고작 몇 백년 전만 해도 한 집안에서 아이 열 명을 낳으면 절반 이상 어릴 때 죽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물리적 힘이나 사회적 권력이 우위에 있는 자가 공공연하게 다수의 사람을 죽이는 경우도 흔했..
흔히 피해자 비난 논리는 가해자 시선에서의 논리, 가해자 입장에 대한 변호로 여겨진다. 맞는 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사람이거나 가해자와 유사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만이 주장한다는 오해가 생긴다. 실제로는 이 통념과 달리, 오히려 피해자와 이해관계나 정체성이 더 유사하고 근연 관계에 있는 사람들, 즉, 겉으로만 봤을 때는 피해자 편을 들어야 할 것 같은 이들이 더 앞장서서 피해자 비난 논리를 전개하는 경우도 많다. “나도 유색인종이지만 미국에서 차별받은 적 한 번도 없는데 네가 문제 아냐?” “나도 여자지만 성추행 한 번도 안 당해봤는데 네가 문제 아냐?” “나도 흙수저지만 내 힘으로 성공했는데 네가 문제 아냐?” “나도 왕년에 그런 상황에 처한 적 있었는데 너처럼 바보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