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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이 글은 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에 대한 작품 리뷰가 아니며, 작품 내 캐릭터에 대한 주관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입니다. 비슷한 연령대(20대 초중반으로 추정)에 흔치 않은 고난을 겪어 온 과거사까지, 언뜻 매우 비슷해 보이는 두 명의 여성. 에 등장하는 새벽과 지영은 무심한 외부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동질적 또래 집단으로 쉽게 묶일 수도 있는 캐릭터들이다. 과거의 고난이 이 젊은 캐릭터들의 그늘진 정체성을 설명하는 데 결정적인 부분이라는 점에서 이들은 매우 유사하다. 또한 둘은 과거의 고난으로 인해 인간, 나아가 기성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일반적인 또래 친구 관계로 지낼 시간이 충분치는 못했지만, 게임의 규칙..
가난해도 인성 좋은 사람, 가난해도 화목한 가정, 가난해도 사랑을 듬뿍 주는 부모 등에 대한 한국 서민들의 클리셰적 환상은 강고하다. 강고하다 못해 가난이 역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훌륭한 인격, 화목한 가정, 사랑 넘치는 부모의 필수 요건이자 전구체로 여겨질 정도이다. 가난하지만 올바른 사람과 부유하지만 인격이 파탄난 사람, 가난하지만 행복한 가정과 부유하지만 불행한 가정의 대립 구도는 한국 서민들이 자동반사적으로 떠올리는 방어적 세계관이며, 한국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뉴스도 보통 이런 입맛에 맞게 취사 선택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환상과 달리 대부분의 흙수저 집안은 중산층 이상에 비해 가정 불화를 겪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돈이 부족하니 의견 충돌이 잦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