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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멘탈리스트
A씨는 소위 '개천의 용'이다. 그는 어린 시절 가난한 동네의 가장 허름한 집을 전전하며 살았고 아무런 사교육 지원을 받지 못한 채 학교만 다녔다. 부모는 A씨를 굶기거나 폭행하는 등의 적극적 학대를 자행하지는 않았으나 A씨에게 긍정적인 관심을 주지도 않았다. A씨는 부모에게 따뜻한 말을 듣거나 선물을 받은 기억이 없다. A씨의 부모는 장대비가 쏟아져도 한 번도 아이에게 우산을 건네주러 학교에 간 적이 없고, A씨의 학교 생활에 대해 물은 적도 없다. 그럼에도 A씨는 우등생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한국의 많은 부모들이 선망하는 의대 진학을 거쳐 의사가 되었다. A씨의 부모는 A씨가 의대생이 되자마자 눈에 띄게 게을러지기 시작했다. 평생 일용직 또는 영세 자영업을 뜨내기처럼 하다 말다를 반복하며 입에 ..
“우리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제 모든 친구들에 대해 부정적인 톤으로 말합니다. 어떤 친구 이야기를 하든 트집을 잡거나 본인만의 상상과 추정을 붙여서 나쁜 애일 거라는 식으로 말해요. 친구 자체에 대해서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고 친구의 부모나 집안에 대해서도 싸잡아 말합니다. 가정교육을 못 받았을 것이다, 부모가 엉망이니까 네 친구도 보고 배운 게 그 모양인 거다 이런 식으로요. 제가 사귀는 친구는 거의 전부 다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서 친구를 똑바로 사귀라고 잔소리를 해요. 제가 친구를 변호하면 저를 멍청이로 몰아갑니다. 세상 물정을 모른다느니, 걔가 널 아주 잘 이용해먹겠다느니, 그런 놈한테 호구 노릇해줄 시간에 부모한테나 잘하라느니 하면서요. 어릴 때는 몰랐지만 크면서 그게 패턴이라는 걸 알고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