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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세우는 방법 - 결과가 아닌 내 행동에 집중하기

Dirt Mentalist 2024. 1. 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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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헬스장 등록이 급증했다가 이내 몇 개월이 되지 않아 더 이상 찾아오지 않는 손님들이 많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그만큼 목표를 세워도 오래 실행을 못하는 게 많은 이들이 가진 고질병이다. 

 

대개는 이런 현상이 머리로 옳다고 생각하는 목표를 세워도 몸이 실행을 못 해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격차를 채우는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은 '의지', '동기 부여' 등 외에는 별로 없다. 요즘 양자 물리학 등의 자기계발론화 등으로 인해 자유 의지란 없다는 말도 유행하고, 의지라는 게 있어도 한계가 있으니 의지보다 습관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많이 퍼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생각도 실행률을 높이는 데 직접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의지가 '없다'고 생각하면 아예 방법이 안 나오고, 의지가 불필요한 습관을 만드는 데에도 초기에는 의지가 필요하니 결국 돌고 도는 catch-22 상황(A를 하려면 B가 필요한데 B를 하려면 A가 필요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비록 이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하나로 제시할 수는 없지만 세우는 목표 자체를 실행하기 좀 더 쉽게 만들 수는 있다. 그 중 하나는 오직 내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행동만을 목표로 세우는 것이다. 흔히 목표라고 하면 목적지나 결과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결과 성취에는 나 자신의 행동 뿐 아니라 다른 변수가 끼어드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완벽한 노력을 했다 해도 결과가 내 생각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과정은 내가 통제 가능해도 결과는 사회가 나에게 주는 것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간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발생한다. 초능력자가 아닌 이상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내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통해 과정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배우 지망생이 '올해 오스카상 수상'을 목표로 세웠다고 치자. 이는 좋은 목표일까? 아니다. 왜? 너무 높은 목표라서? 아니, 자신이 통제 가능한 목표가 아니라서 그렇다. 오스카상을 수상하려면 미국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를 통해 본인이 수상자로 결정되어야 한다. 즉, 엄청난 수의 타인이 개입된다는 뜻이다. 본인이 타인의 심리를 움직일 수 있는 염력 같은 걸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그 많은 사람들을 모두 직접 통제할 수가 없다. 아무리 수상 가능성이 높은 명감독의 명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런 것은 내 계획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오스카상 수상이 꿈일 수는 있다. 그것을 위해 달려가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마음 속에 간직한 꿈과 본인이 실행할 목표는 분리하는 것이 좋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꿈에 다가갈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많이 갖추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수상 자체는 남이 결정해주는 일이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실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꿈에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되면서 본인이 직접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는 '연기 연습', '체력 향상', '영화계 네트워크 형성' 등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것들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운이 나쁘면 그 목표들을 다 실행했는데도 꿈을 못 이룰 수도 있지 않느냐고?

 

그렇다. 운이 나쁘면 모든 걸 다 실행하고 노력했는데도 원하는 꿈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내가 갖출 수 있는 모든 걸 다 갖췄다 생각했는데도 남들이 그걸 인정해주지 않거나, 덜 인정해주거나, 나보다 다른 사람이 더 상을 받을만하다 생각하거나 하면 나는 밀려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성취를 이룬 것 같은데도 유달리 상복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냉혹한 현실이다. 내가 그렇게 운 나쁜 케이스가 되기 싫다고 해서 남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는 않는다. 선택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기'와 '억울해지기 싫으니까 노력 안 하기' 두 가지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노력이 배신하지 않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남들보다 운이 다소 없어서 덜 인정받을 수는 있어도, 노력이 아예 아무런 성과도 내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즉, 노력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운동 목표에 이것을 적용해 보자면 '체지방률을 **%로 만들겠다'보다는 '하루에 30분씩 운동하겠다' 같은 것이 목표로 적절하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전자와 같은 목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의 직접 행동 외에도 여러 변수가 적용되는 목표는 잘못하면 이른 실망만 가져다 주거나, 행동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운동을 하는데 수치 변화가 없으면 실망해서 운동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고, 이상한 약을 먹거나 무작정 굶거나 하는 방식으로 오히려 목표를 빨리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목표를 내가 직접 행동할 수 있는 것으로만 제한하면 이럴 위험이 없다.

 

꿈을 가지는 게 나쁜 것은 아니다. 꿈은 꿈대로 동기 부여를 위해 가지되, 이를 이루기 위한 내 행동상 목표는 어디까지나 내가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것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좋다. '유식해지겠다'는 목표보다는 '하루에 책을 30분 읽겠다'와 같은 목표가 좋고, '성공하겠다'는 목표보다는 '전공 관련 스킬을 강화하기 위해 하루 1시간씩 공부하겠다'와 같은 목표가 좋다. 타인의 평가나 우연적 요소가 많이 개입되는 목표를 가질수록, 자신의 행동을 훈련하기보다 통제 불가능한 것에 매달리는 미신적 사고에 빠져들게 된다. 시간이라는 가장 중요한 자원을 잘 쓰기 위해서는 후자에 낭비되는 시간을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

 

오시는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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