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멘탈리스트/코멘터리

인간의 심리와 역사에 대한 퀀텀 뇌과학과 진화심리학적 최종 분석

Dirt Mentalist 2023. 5. 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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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제목은 어그로입니다

 

...Unfortunately, even nurobiology itself is becoming a buzz term. It's like a new "quantum".

 

어디에서 봤는지 벌써 까먹었지만 근래 본 말 중 가장 촌철살인의 트렌드 요약이다. 이런 트렌드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진행 중이다. 한 10년 전쯤 한국에서는 인문학 교육이 전가의 보도인 마냥 모든 사회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인문학 교육'으로 제시하던 게 유행이었다. 이 웃기는 광풍의 정점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로 공지영이 카이스트에서 초청 강연을 하던 도중 카이스트 학생들을 가리켜 "사이코패스가 가장 많은 분야가 과학기술계"라고 자신만만하게 일갈했던 사건을 들 수 있겠다.

 

그러더니 이제는 유사 과학과의 유사 통섭이 유행인 모양이다. 제딴엔 교양인 척 하고 있는 최신 유행 과학-인문학 통합 교양서라는 것들은 태반이 양자역학, 뉴로바이올로지, 진화심리학에서 따온 용어와 개념 틀에 의존하는데 그 이유는 뻔하다. 멋대로 추상화하거나 내러티브로 대충 때려박아 엮어버린 후, 자기계발서식의 자극적 메시지로 연결하는 게 매우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퀀텀 어쩌고 하는 개념을 사용하면 일반인들이 현실 속에서 직관적으로 관찰하거나 경험할 수 없고 따라서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이론 물리학을 왜곡해 증명도 안 되는 자신만의 개똥철학을 지지하는 것처럼 만들어버릴 수 있다. 뉴로바이올로지나 진화심리학은 말할 것도 없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내러티브 무한 생산이 가능하고 이걸 가지고 자기 자신이나 타인을 완전히 분석하는 것이 가능한 것처럼 사기를 칠 수 있다. 

 

저런 것들을 읽으며 최첨단 과학 교양을 쌓았다고 자부하는 이들 중에 실제로 과학 논문을 제대로 비판적으로 읽는 것이 가능하거나 고교 교과과정 수준의 고전 역학이라도 완전히 이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비판적 검증 능력과 태도 없이 읽는 (유사) 과학 서적은 교회에서 강요하는 성경, 모스크에서 강요하는 꾸란이나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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